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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탕 가고 버터떡 오고… 점점 더 빨라지는 소비문화와 문제
  • 등록일
    2026-06-01 15:22:00
  • 작성자
    최연희 기자
  • 조회수
    223
  • 최근 SNS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두쫀쿠나 버터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 직후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긴 웨이팅 줄이 일상이 됐다. 소비자들은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불안감 속에서 유행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SNS를 장악했던 탕후루와 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초콜릿 열풍 역시 빠르게 식어갔다. 한국 외식·식품 시장의 소비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음식이 순식간에 ‘대세’가 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추는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반짝 소비가 단순한 즐거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소비자, 환경 전반에 다양한 부작용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소상공인들이다. 특정 메뉴가 인기를 끌면 이를 모방한 ‘미투(Me-too) 브랜드’와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생겨난다. 유행 초기에는 높은 매출을 기대하며 창업에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이 많지만, 유행의 수명은 대부분 길어야 1년을 넘기지 못한다. 결국 유행이 끝난 뒤에는 비싼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각종 설비 투자 부담만 남는다. 실제로 탕후루 전문점과 같은 사례에서도 단기간 급증했던 매장들이 빠르게 폐업 수순을 밟으며 자영업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환경 문제 역시 심각하다. 유행 식품 대부분은 시각적 자극과 포장 디자인을 중시하는 SNS 중심 소비 문화와 결합돼 있다. 화려한 전용 포장재와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컵과 포크 등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유행이 끝나면 관련 설비와 포장재 역시 폐기된다. 여기에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남는 원재료와 유통기한 임박 식품까지 더해지며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짧은 유행이 남기는 환경적 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소비자들의 심리 역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SNS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나만 아직 못 먹어봤다”는 불안감을 자극한다.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불안 증후군) 심리가 작동하면서 소비자들은 긴 대기 줄을 감수하고서라도 유행 음식을 경험하려 한다. 일부 인기 제품은 웃돈을 붙여 되파는 리셀 현상까지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유행 음식들이 대부분 초고당도, 초고지방, 자극적인 맛을 중심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특히 청소년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영양 불균형과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소비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SNS 화제성에 휩쓸리기보다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를 바탕으로 소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일명 ‘Valueme 소비’처럼 개인의 취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소비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와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외식업 창업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상권·트렌드 분석 지원이 필요하며, 본사의 무리한 가맹점 확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역시 요구된다. 단기 유행만을 좇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자영업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음식 유행은 분명 흥미로운 소비 문화의 한 단면이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K-푸드의 내실과 문화적 깊이를 고민해야 할 때다. 유행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나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음식 문화를 만들어 가느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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